공동작/연출 : 입과손스튜디오
음악 : 입과손스튜디오, 상자루
소리꾼 : 이승희, 김소진
민요소리꾼 : 신승태
고수 : 김홍식, 이향
연주 : 권효창, 남성훈, 조성윤
무대감독 : 김지명
조명감독 : 문동민
음향감독 : 장태순
촬영 : 김소라
프로듀서 : 유현진
제작 : 입과손스튜디오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홍보/제작협력 : WWG On-line Theater

시놉시스 SYNOPSIS

날로 치솟는 물가와 별개로 도무지 오르지 않는 임금 때문에 사람들의 형편은 나날이 힘겨워져갔고, 집도 없고 빽도 없고 땅도 없는 이른바 무산계급층은 ‘이대로 굶어 죽느니, 마지막 힘을 다해 싸워보겠노라’ 다짐했다. 다소 서툴고 대책 없는 모양이었지만, 초반에는 꿈쩍도 않던 공장장들도 여기저기 들고 일어나는 이들의 움직임에 최저 임금 협상을 약속하는 듯 했는데.. 예고에 없던 관군의 무력진압으로 협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많은 것들이 이전보다 못하게 되었다.

한편, 도시 한 켠에 자리 잡은 한 카페가 있었으니, 이름은 앤트홀, 일명 개미굴이라고들 하는데, 매일 밤 흥겨운 노래가 끊이지 않는 이곳은 겉으로는 한가로운 주점이지만, 내부 깊숙한 곳에서는 은밀하고 비장한 움직임으로 가득했다.

몇몇이 젊은 노동자와 다수의 학생을 중심으로 결성된 이 비밀 결사단은 이름하여 ‘민중의 벗’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조직의 리더 격인 핵심멤버 F4, 권군, 남군, 조군, 신군의 활약은 대단했다.

시민들의 무언의 지지와 민중의 벗의 특사, 가브로슈와 마영감의 지원에 힘입어 개미굴 근처에 바리케이드를 쌓으며 결전의 날을 기다리는 가운데 유난히 따뜻한 봄 햇살에 감수성 풍부한 신군의 마음속에는 작은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신군은 공원에서 마주친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지며 인생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데…

마리우스 MARIUS

이번 작업에서는 두 명의 소리꾼이 서술자로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중심 인물인 청년 ‘마리우스’와 그의 벗들의 모습은 민요소리꾼 신승태의 노래와 3인으로 구성된 상자루의 연주로 풀어낸다.

원작의 배경과 마리우스라는 인물 개개인의 전사를 다수 배제하고, 마리우스와 그의 벗들이 펼치는 혁명의 과정과 시대적 배경만을 전면에 드러내는 것을 통해 여러 시대를 거쳐오면서도 사라지지 않는 불쌍한 이(청춘)들의 고뇌와 분투에 더욱 집중하고자 했다.

이야기 속에서 마리우스와 벗들은 자신들의 혁명이 실패로 끝나리라는 것을 짐작하지만 마지막까지 혁명에 담담히 맞선다. 여전히 수많은 청춘들이 겪는 크고 작은 혁명의 벽은 쉽사리 넘기가 어렵고,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 미래는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이야기속에서나마 멈추지 않고 마지막을 향해 치닫는 청춘들의 혁명은 비록 실패로 끝났을지언정 이를 지켜보는 우리에게 새로운 의미를 발생시킨다.

이야기 속에서 배불리 먹고, 연애를 하고, 그저 행복하고 평범한 일상을 꿈꾸는 청춘들의 모습은 가엾고 불쌍하다. 투쟁의 의지와 별개로 하루하루 먹고사는 일이 절실한 우리들네 삶이 지속되는 한 개미굴 청년들의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액자식 판소리

일반적으로 판소리에서 소리꾼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유일한 화자로 이야기 속의 모든 상황과 등장인물들에 대한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고 관장하는 역할이다. 각각의 인물을 ‘소리꾼의 흉내 내기‘로 표현하는 것은 소리꾼이 전하는 이야기가 허구임을 전면에 드러내며 등장인물과 소리꾼, 드라마와 관객 사이에 적절한 거리를 두게 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허나 이번 작업에서는 2인의 소리꾼이 보다 객관적인 외부의 시선으로 개미굴의 상황을 들여다보듯 이야기하고, 드라마 속 공간인 개미굴과 그 안의 인물들은 민요소리꾼과 상자루가 1인칭의 입장으로 직접 연희하는 이른바 ‘액자식 판소리’를 시도했다.

이는 전지적 시점인 소리꾼의 입장을 좀 더 관찰자적인 시점으로 떼어 놓는 것으로 관객들이 보다 개미굴 청년들의 이야기를 실제적 사실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초반에는 관객이 편안하게 이야기 속 인물들을 받아들이고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도록 두 명의 소리꾼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판을 이끌지만, 개미굴 청년들의 이야기가 깊어질수록 신승태와 상자루에게 판을 열어준다.

‘레 미제라블‘은 우리말로 ‘불쌍한 사람들’을 뜻한다. 마리우스를 비롯한 혁명 청년들부터 개미굴을 드나드는 가브로슈와 마영감, 먹고 살기에 바빠서 바깥에서 들리는 혁명의 불꽃을 외면하는 수많은 시민들까지, 두 명의 소리꾼은 이 불쌍한 사람들을 바라본다. 늘 그래왔듯 소리꾼으로서 직접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과 더불어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으로 보다 절절한 연민을 보내려 한다.

#판소리와 민요

이번 프로젝트에서 판소리는 주로 사건을 전개하거나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기능을 하는데, 소리꾼이 등장인물의 감정을 직접 전달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나 장면을 위주로 전달하면서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한다. 반면, 민요소리꾼은 전통민요를 거의 그대로 부르거나 드라마에 맞게 약간의 개사를 하여 극 중 인물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판소리의 서사성에 민요의 서정성을 결합하고자 한 이 실험은 커다란 이야기(판소리) 안에서 작은 이야기이자 개인의 드라마(민요)가 더해지며 마치 드라마나 영화의 삽입곡처럼 관객들에게 보다 직접적인 정서와 이미지를 전달하게 될 것이다.

#고법과 음악

소리꾼이 주도하는 서사와 민요소리꾼이 이끄는 장면이 이원화되어 진행되는 이번 작업에서 고수와 상자루(연주단)는 각각 판소리와 민요를 담당한다.

코리안 집시를 표방하며 개성있는 음악세계를 펼치는 그룹 ‘상자루’와의 협업으로 진행된 이번 작업에서 장구, 아쟁, 기타를 담당하는 3인의 연주자(권효창, 남성훈, 조성윤)는 민요소리꾼 신승태와 함께 민중의 벗의 핵심멤버 F4를 연기한다. 신승태가 민요로 인물을 표현하듯, 각자의 악기로 인물의 감정과 집단의 상태를 표현하는데, 단순히 민요 반주의 역할을 넘어 음악으로 이야기하는 각각의 화자로 관객들에게 혁명의 열기와 청춘의 그늘을 전달한다.

입과손의 고수 김홍식과 이향하는 객관적 입장을 유지하는 소리꾼들의 이야기가 관객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전통 고법’을 사용한다. 여기에 소리꾼들의 소리판과 신승태+상자루의 장면이 조화로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판 전체를 아우르는 음악을 더한다. 특히, 소리북을 제외한 모든 사운드는 전자악기로 구현하여 상자루의 어쿠스틱한 사운드와 차이를 두었다.

Synopsis

Soaring prices but plunging wages. Day by day, people cannot afford their life. No house, No land, No connections, So-called the proletariat pledged their lives to a strike. Many factory owners who were unperturbed seemed to negotiate for the wages. However, unforeseen attempts of military suppression break all negotiations. 

Meanwhile, there is a cafe, called Ant Hall, in a remote area of this city. ​It looks like a casual bar with endless joy, but indeed it is an undetected secret base for revolutionaries ​like an ant nest.

This revolutionary squad named ‘buddy of the public’ is composed of some young laborers and the majority of students. As a leading group, the four core members are Mister Kwon, Nam, Cho, and Shin.  

They set up a barricade near Ant-hall powered by tacit support of the public and Gavroche, Papa Ma. While waiting for the d-day, Mr. Shin suddenly falls in love with one woman who went across by in the park. This love leads him to a new aspect of life…

#MARIUS Performance 

Two sorikkuns(pansori singers) take the role of the storyteller in this performance and Seungtae Shin, Minyo sorikkun, and three members of Band ‘Sangjaru’ represent the four main characters.

Excluding the historical and each character’s background from the original story, this performance is focused on the agony and struggle of young revolutionaries who can exist at any age. 

In this story, Marius and his friends composedly stand up to the revolution to the end, even though speculate the failure. It seems miserable that the revolutionaries are also ordinary youth who dream the normal daily like having a good dinner and falling in love. 

In real life like this story, it is still difficult for youth to succeed in each revolution great and small. So, The story of young revolutionaries who never stop despite the failure adds a new meaning to us. As long as the desperate life regardless of revolt continues, the story of Ant Hall is still ongoing. 


REVIEW

혁명과 사랑이 필요한 시대

_한 인물이 겪은 혁명과 사랑의 서사에 주목하여
2021. 2. 미쉘 보코